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사람들에게 가장 낯설고 혼란스러운 수치 중 하나는 바로 ‘당화혈색소’, 즉 HbA1c입니다. 이 수치는 일반적인 혈당 검사와는 다르게,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준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본 글에서는 HbA1c의 개념부터 수치 해석 기준, 그리고 평균 혈당으로 환산하는 방법까지 당뇨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HbA1c란 무엇인가? 당뇨와의 관계
HbA1c는 혈액 속의 적혈구에 있는 혈색소, 즉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결합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섭취한 당분은 혈액을 통해 이동하면서 헤모글로빈과 자연스럽게 결합하게 되며, 이 결합된 양이 많을수록 과거 몇 달간 혈당이 높았다는 뜻입니다. 적혈구는 약 120일 정도 생존하기 때문에, HbA1c 수치는 단기적인 혈당 수치가 아닌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합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혈당이 높아지는 식후 혈당과는 달리, 당화혈색소는 장기적인 혈당 조절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지표로 활용됩니다.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높아지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고혈당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장, 눈, 신경,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HbA1c 수치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그 수치를 일정 범위 안에 유지하는 것이 당뇨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HbA1c 수치 기준: 정상부터 당뇨 진단까지
HbA1c 수치는 퍼센트(%)로 표시되며, 수치에 따라 당뇨 여부와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5.6% 이하는 정상 범위로 간주됩니다. 만약 HbA1c가 5.7%에서 6.4% 사이에 해당된다면, 이를 '전당뇨' 상태로 분류합니다. 전당뇨는 당뇨로 발전할 위험이 매우 높은 단계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합니다. HbA1c가 6.5% 이상일 경우는 당뇨병으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진단은 일반적으로 공복혈당이나 경구당부하검사 등의 결과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치료 목표로 설정되는 HbA1c 수치는 대개 6.5% 미만입니다. 그러나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7% 또는 7.5% 미만 등 개별적으로 완화된 목표가 설정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본인의 HbA1c 수치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고,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가장 적절한 목표 수치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에도 너무 당황하지 말고, 식사 습관 개선과 운동, 필요시 약물 치료를 통해 조절이 가능합니다.
평균 혈당으로 환산하는 방법과 이해
HbA1c 수치는 단순한 퍼센트 숫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루 평균 혈당 수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HbA1c 수치가 5%일 경우 평균 혈당은 약 97mg/dL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6%는 약 126mg/dL, 7%는 약 154mg/dL, 8%는 약 183mg/dL, 9%는 약 212mg/dL 수준으로 계산됩니다. 수치가 1% 올라갈 때마다 평균 혈당은 약 28~29mg/dL 증가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보다 정확하게 계산하고 싶다면 다음 공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평균 혈당(mg/dL) = (28.7 × HbA1c) - 46.7 입니다. 예를 들어 HbA1c가 7.5%라면, 평균 혈당은 약 169mg/dL로 계산됩니다. 이 수치는 하루 중 공복 혈당이나 식후 혈당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자신의 전반적인 혈당 관리 상태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자가 혈당 측정기로 하루 몇 번 측정한 수치만으로는 전체 혈당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HbA1c는 전체적인 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핵심 도구입니다. 만약 자가 측정에서는 혈당이 잘 나오는데 HbA1c가 높게 나온다면, 식후 혈당이 높거나 야간에 혈당이 오르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HbA1c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서, 당뇨병 관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당뇨를 처음 진단받았다면, 자신의 HbA1c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평균 혈당으로 환산해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현실적인 목표치를 설정하고, 식이조절, 운동, 약물 복용 등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건강한 혈당 관리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며, 작은 습관의 변화가 HbA1c 수치 개선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