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지방은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닌 심각한 건강 위협 요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겉으로 보기엔 마른 체형이라도, 체내 장기 주변에 지방이 축적되어 있는 ‘마른 비만’은 자신도 모르게 건강을 위협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글에서는 내장지방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그리고 염증 수치(CRP 등)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수치별 위험성과 관리 방향을 안내합니다.
체질량지수(BMI)로는 충분하지 않다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비만 판별 지표입니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산출되며, 일반적인 건강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18.5 미만: 저체중
- 18.5 ~ 22.9: 정상체중
- 23 ~ 24.9: 과체중
- 25 이상: 비만
문제는 BMI가 지방의 분포나 근육량을 고려하지 않는 단순한 지표라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운동선수는 BMI 상 비만에 해당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체지방률이 매우 낮고 건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BMI가 정상 범위에 있어도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량이 부족한 경우, 건강상 매우 취약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를 ‘마른 비만’이라고 부릅니다.
특히 한국인은 체형 특성상 내장지방이 쉽게 축적되기 때문에, BMI 수치만으로 건강을 과신하면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키 170cm에 체중 66kg인 남성은 BMI 22.8로 정상 범위지만, 복부비만이 있다면 내장지방이 이미 상당히 축적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또한, BMI는 나이, 성별, 유전적 요인을 반영하지 않으며, 체형이 다르면 같은 BMI에서도 건강 상태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BMI는 건강 위험을 예측하는 보조적인 도구일 뿐이며, 내장지방 평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허리둘레, 체지방률, 복부 CT 등의 보조 수단과 함께 해석해야 정확합니다.
허리둘레: 내장지방의 대표적인 지표
내장지방을 가장 직관적이고 실용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바로 허리둘레입니다. 국내 보건복지부와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복부비만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남성: 허리둘레 90cm 이상
- 여성: 허리둘레 85cm 이상
이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복부비만, 즉 내장지방이 위험수준 이상으로 축적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허리둘레는 단순한 치수가 아니라, 심장질환,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리둘레가 남성 기준으로 95cm를 초과할 경우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은 2배 이상 증가하며, 허리둘레 100cm 이상인 경우 당뇨병 발병률은 3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체중이 동일해도 복부에 지방이 집중되어 있는 경우, 장기를 압박하고 염증을 유발하며 대사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허리둘레는 아침 공복 상태에서, 배꼽 위 약 2cm 위치에서 숨을 편하게 내쉰 후 줄자를 바르게 감아 측정합니다. 옷 위에서 측정하거나 식후에 측정하는 경우 부정확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바디 측정기를 이용해 체지방률과 내장지방 레벨(VFL)을 함께 측정하면 더욱 정확한 건강 진단이 가능합니다. VFL이 10 이상이면 고위험군에 속하며, 적극적인 식단과 운동 조절이 요구됩니다.
염증 수치: 보이지 않는 위험, CRP와 사이토카인
내장지방의 진짜 위험은 단순히 ‘지방 덩어리’로서가 아니라, 호르몬을 분비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활성 조직이라는 점입니다. 지방세포는 인터루킨-6(IL-6), 종양괴사인자(TNF-α) 등의 염증 유발물질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며, 이로 인해 전신적인 만성 염증 상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혈액지표가 CRP(C-반응성 단백질)입니다.
- 1mg/L 이하: 저위험
- 1~3mg/L: 중간 위험
- 3mg/L 이상: 고위험
CRP 수치가 3mg/L를 초과하고, 허리둘레가 기준 이상이며 BMI까지 높은 경우, 이 조합은 ‘3중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이런 상태는 단순히 체중 감량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의학적인 진단과 개입, 약물, 호르몬 치료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만성 염증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여 고혈압과 당뇨병을 유발하고, 뇌 기능 저하 및 치매,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특히 CRP 외에도 ESR, HbA1c, NLR 등과 함께 진단하면 보다 정확한 상태 파악이 가능합니다.
결론: 내장지방 수치를 알면 건강이 보인다
내장지방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내부 지방입니다. 겉모습으로는 진단할 수 없기 때문에,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그리고 염증 수치(CRP 등)를 통해 정량적인 지표로 위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다면, 지금이 바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할 시기입니다. 하루 30분 걷기, 가공식품 줄이기,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완화는 작지만 효과적인 시작입니다. 건강은 숫자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내장지방 수치를 체크해 보세요.